본문 바로가기
야구

[2024 프로야구 달라지는 점 & 관전 포인트] 2. 피치 클락(Pitch Clock) 도입 & 베이스 크기 확대

by ccchaos 2024. 3. 14.

2024 시즌 KBO 한국 프로야구 개막이 다가왔습니다.

올해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야구 규칙 그리고 외적인 것들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자동 볼 판정 시스템의 도입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2024 프로야구 달라지는 점 & 관전 포인트] 1. 자동 볼 판정 시스템 (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

https://jaej45.tistory.com/14

 

목차

  •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
  • 피치 클락(Pitch Clock) 시스템 도입
  • 베이스 크기 확대
  • 수비 시프트 제한
  • 연장 승부치기 제도 도입
  • 우천취소 더블헤더 부활
  • KBO 리그 CJ ENM과 유료 중계권 계약 체결

여러 번에 걸쳐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오늘은 피치 클락 (Pitch Clock) 시스템 도입과 베이스 크기 확대애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2024시즌부터 베이스의 크기가 3인치 씩 증가한다

 

피치 클락 (Pitch Clock) 시스템  도입

이미 메이저리그에서는 시행되고 있는 제도인 피치 클락 (Pitch Clock) 시스템이 2024년 올해부터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적용됩니다. 피치 클락은 말 그대로 투수 시간, 한 마디로 투수가 일정 시간 내로 공을 던져야 하는 규칙입니다. 대부분의 스포츠에서는 대부분 한 번 시도할 때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시간이 한정되어 있습니다. 역도만 해도, 특정 시간 안에 시도를 마쳐야 하며, 단번에 기록을 내야 하는 육상 경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지어 머리를 써야 하는 바둑이나 체스 같은 경우도 자신이 두는 수를 고민해야 하는 시간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다만 야구는 지금까지 이런 시간에 대해서는 매우 관대한 편이었습니다. 어떤 타자는 매 타석, 매 공마다 헬멧을 고쳐 쓰고, 장갑을 다시 끼며 자신만의 루틴을 가져가는데 10초씩 걸리기도 합니다. 어떤 투수는 공을 쥔 채로 한참을 바라보고 있다가 포수에게 공을 던지기도 합니다. 단순히 이런 경기의 진행요소뿐만이 아니라, 마운드에 올라온 코치는 다음에 올라올 투수의 몸을 풀 시간을 얻기 위해서 잡담을 하며 시간을 끌기도 합니다. 이런 여러 가지 요소들이 모여 야구의 평균 경기 시간이 3시간을 넘어가기는 부지기수였고, 늘어지는 경기 시간 및 연장의 한계가 없는 끝장 승부에서 무박 2일 경기도 있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시대의 흐름에 따라, 현대인들에게 시간은 더 부족해졌으며, 늘어지는 스포츠가 아닌 더 빨리 진행되고 박진감이 넘치는 경기를 원하게 되었습니다.

 

야구는 지금까지 이런 팬들의 요구를 반영하지 않고 있었지만, 야구 팬층이 줄어들고 새로운 유입이 적어지자 메이저리그에서부터 피치클락 도입으로 경기시간 단축 및 긴장감 넘치는 게임 상황의 연출을 이뤄내고자 했습니다. 그 결과 평균 경기시간을 3시간 4분에서 2시간 40분으로, 24분이나 단축시키는 결과를 얻어냈고 이는 야구에 마음이 떠난 팬들을 다시 야구장으로 불러들일 수 있는 충분한 이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한국 프로야구 또한 메이저리그의 흐름에 따라 피치클락을 도입하게 되었습니다. 단순히 투수가 공을 던지는 시간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걸리는 모든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한을 두었습니다.

 

이를 간단하게 몇 가지 항목만 가져온다면 다음과 같습니다.

  • 투수 교체 : 2분 20초
  • 이닝 교대 (공수 교대) : 2분
  • 타석 간 시간 : 30초
  • 주자 없을 때 / 있을 때 : 18초 / 23초
  • 포수 위치 시간 : 8초
  • 타자 위치 시간 : 8초

이러한 항목들의 구체적인 계측 시간 기준은 다음 KBO리그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링크 : 

https://www.koreabaseball.com/Kbo/League/GameManage2024.aspx

 

 

베이스 크기 확대

또 하나 달라지는 점은 베이스 크기의 확대입니다. 야구는 홈 베이스를 시작점으로, 타자가 1루, 2루, 3루 베이스를 거쳐 다시 홈으로 돌아와야 득점을 할 수 있는 규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타자는 1루에 나가고, 다양한 방법으로 2루, 3루로 옮겨 간 뒤 홈으로 돌아와야 하는 전략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베이스 크기의 확대는 찰나의 순간으로 아웃과 세이프가 결정되는 야구에서 주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지역의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이고, 이는 프로야구에서의 득점력의 증대와 그 루트가 다양해질 수 있다는 기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기존 베이스의 크기는 15인치 (38.1cm)였지만, 이번 베이스 크기 확대를 통해 18인치(45.72cm)까지 늘리며 3인치나 그 크기를 늘리게 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주자들이 생존할 수 있는 범위가 증가하여 주루 플레이 또는 도루에서 생존 확률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여기에 베이스 크기의 증가 각 루간의 거리가 감소하게 되면서 홈에서 1, 3루간 거리는 3인치씩 (7.62 cm) 감소, 2루와 1, 3루간 거리는 4.5인치 (11.43 cm)씩 감소하게 됩니다. 

 

피치 클락 (Pitch Clock) 시스템  도입 & 베이스 크기 확대에 대한 관전 포인트

피치 클락 도입과 베이스 크기 확대는 이미 2023년도 메이저리그에서 먼저 도입했던 제도이다. 이 제도들이 도입되기 이전 어떤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에 대한 많은 논의와 추측이 이루어졌지만, 가장 많이 언급된 것은 도루의 시대가 부활할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피치 클락의 도입은 투수로 하여금 일정 시간 안에 투구를 해야 한다는 압박을 제공한다. 이는 루상에 주자가 나가 있는 경우 어떠한 시간적 제한도 없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완전히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된다. 주자를 신경 쓰며 견제함과 동시에 타이머를 확인하면서 투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은 투수로 하여금 스트레스와 정신적 체력적 에너지 소모를 부추기면서 더 높은 긴장감을 유발하고 실투가 잦아질 수 있다. 물론 인터벌(투구 간 간격)이 애초에 짧거나, 주자 견제에 능숙한 투수들의 경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투수에게 압박을 주는 피치 클락의 도입은 주자의 입장에서는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타자에게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짧은 시간 안에 자신의 루틴을 마치고 투수에게 집중할 수 있는 투수가 있는 반면에, 매 공마다 다시 정비하고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한 타자에게는 본래의 집중력을 보여주기 어려울 수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피치 클락의 도입은 프로야구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경기 시간 단축, 경기의 속도감 및 긴장감 극대를 통해 스포츠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결과는 지난 1년 동안 메이저리그의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제도의 도입으로 타자 또는 투수 중에서 누가 손해를 볼지는 단언할 수 없다. 확실한 것은, 시간적 제한은 결국 투수와 타자 모두에게 지난 시간 동안 겪지 못했던 또 다른 압박을 주는 상황을 제공하는 것이고, 이를 압박으로 느끼지 못하는 투수와 타자에게는 별 영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특히 투수들 중에서 주자 견제 능력이 뛰어나지 못하거나 주자가 누상에 나갔을 때 투구 밸런스가 흔들리는 경우, 그리고 인터벌이 매우 긴 투수의 경우는 피치 클락이 도입되는 올 시즌 과연 적응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케이스에 해당하는 모두가 입을 모아 말하는 투수가 한 명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의 김민우 선수. 매우 인터벌이 길기로 유명하고, 주자가 있을 때와 없을 때의 성적이 확연한 차이가 나는 투수 중 한 명이다. 이번 시즌부터 고전하는 투수들이 있다면, 피치 클락 때문은 아닐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이런 피치 클락 도입과 함께 베이스 크기 확대를 언급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도루의 시대에 접어들기 때문이다. 베이스 크기의 확대는 단순 주자의 생존 확률의 증대뿐만이 아니라, 각 루간의 거리가 줄어들면서 주자들의 도루 성공률 및 범타 시 생존 확률들이 올라가는 등, 전체적인 야수의 공격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즉슨, 같은 선수의 경우 2024 시즌 도루 성공률은 올라가게 될 것이고, 도루를 성공시킬 수 있는 제한선이 낮아졌기 때문에 더 많은 도루를 시도하게 된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도루를 많이 하지 않던 선수들도 도루를 성공할 수 있는 제한선이 낮아지며 지난 시간보다 도루는 더 많은 선수들에게, 그리고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는 경기당 도루 개수가 1개에서 1.4개로 증가, 성공률은 75.5%에서 79.2%로 증가했다고 알려져 있다.

 

장타가 늘어나면서 도루의 가치가 떨어지기 시작했던 최근이었지만, 이처럼 도루에 대한 환경이 개선된다면 도루를 마다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많은 선수들이 도루를 지양했던 이유 중 하나는, 부상 위험도와 체력 소모에 비해서 얻는 것이 적기 때문인 것도 있었다. 하지만 베이스가 커지면서 부상의 위험도 또한 낮아졌다고 볼 수 있고, 거리 단축으로 체력 소모 감소 및 성공률의 증가까지 기대할 수 있다.

 

도루가 전문이었던 선수들에게는 더 많은 도루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도루의 가치에 대해서 애매했던 선수들에게는 해볼 만하다는 경계로 끌어올리게 되는 이번 제도의 도입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리그의 제도 변화를 가장 잘 읽고 미리 적응해 나갔다고 볼 수 있는 것은 LG의 염경엽 감독이라고 볼 수 있다. 

 

염경엽 감독은 LG 부임 직후부터 모두가 뛸 수 있는 야구를 하겠다 선언했었다. 실제로 LG에서는 몇몇 선수들을 제외하고는 도루 성공, 실패를 막론하고 많은 도루를 시도했다. 홍창기의 경우는 도루 성공률이 50%에 불과했고, 가끔은 어처구니없는 도루를 시도하며 견제사, 도루 실패를 경험했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이를 팀의 득점 루트 다양화 및 상대팀에게 '우리는 어떤 선수라도 언제든 뛸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각인시키기 위함인 것도 있다. 하지만 필자가 봤을 때는 다가올 피치 클락의 도입가 베이스 크기 확대를 통한 도루의 증대, 그리고 도루에 대한 장벽이 낮아지면서 도루를 시도할 수 있는 선수들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미리 알고 한 시즌 동안 앞서 연습하고 적응한 것이 아닌가 싶다. 

 

지난 시즌 LG는 이미 오랜 숙원이었던 우승을 경험하고 디펜딩 챔피언 자격으로 다시 2024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당장의 성적에 급한 감독들도 많지만, 염경엽 감독은 완성된 팀으로 우승을 하면서도 내년 시즌에 대한 구상까지 그려가며 한 시즌 동안을 2024년 이후를 위해 준비하는 기간으로 생각했다고 평가해도 과대평가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2023년 수많은 도루 실패를 통해 씨앗을 뿌린 LG 트윈스와 염경엽 감독의 플랜은 2024 시즌 그 열매를 제대로 거둬들일 수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