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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2024 프로야구 달라지는 점 & 관전 포인트] 3. 수비 시프트 제한

by ccchaos 2024. 3. 18.

2024 시즌 KBO 한국 프로야구 개막이 다가왔습니다.

올해 프로야구는 지난 시즌과 비교해서 야구 규칙 그리고 외적인 것들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지난 시간에는 피치 클락(Pitch Clock) 도입 & 베이스 크기 확대에 대해서 이야기했습니다.


[2024 프로야구 달라지는 점 & 관전 포인트] 1. 자동 볼 판정 시스템 (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

링크 : https://jaej45.tistory.com/14

[2024 프로야구 달라지는 점 & 관전 포인트] 2. 피치 클락(Pitch Clock) 도입 & 베이스 크기 확대

링크 : https://jaej45.tistory.com/15


 

목차


  •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Automatic Ball-Strike System) 도입
  • 피치 클락(Pitch Clock) 시스템 도입
  • 베이스 크기 확대
  • 수비 시프트 제한
  • 연장 승부치기 제도 도입
  • 우천취소 더블헤더 부활
  • KBO 리그 CJ ENM과 유료 중계권 계약 체결

 

오늘은 그 중에서도 수비 시프트 제한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2024년부터 도입하는 수비 시프트 제한에 대한 설명. 출처 : KBO

 

수비 시프트 제한

수비 시프트란, 말 그대로 수비 위치에 변화를 준다는 것을 말합니다. 축구는 수비수와 미드필더, 공격수를 두는 숫자에 제한이 없습니다. 하지만 야구는 어느정도의 변하지 않는 규칙이 있습니다. 투수와 포수를 중심으로 1루수, 2루수, 3루수 그리고 유격수로 구성되는 4명의 내야수와 좌익수, 중견수, 우익수로 구성되는 3명의 외야수로 수비진이 구성됩니다. 그리고 그 선수들의 대략적인 위치 마저도 고정되어있습니다. 단, 정통적인 야구의 경우에 말이죠.

 

세이버메트릭스가 적용되면서 야구는 좀 더 분석적으로 변하게 되었습니다. 선수들의 강점과 약점, 그리고 성향까지 통계적으로 완벽하게 분석 할 수 있게 되었죠.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타구 분포입니다. 사람들은 타자가 생산하는 타구 분포에 대해서 통계적으로 분석하고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떤 타자는 뜬공을 많이 치고, 어떤 타자는 반대로 땅볼을 많이 만들어냅니다. 단순히 타구의 성질 뿐만 아니라 방향마저도 선수마다 다르게 나타납니다. 

 

타자들의 타구 성향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극단적으로 당겨치게 되는 푸시 히터(Push hitter), 야구장의 좌, 중, 우를 가리지 않고 모든 방향으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스프레이 히터(Spray hitter), 마지막으로 풀히터와 반대로 극단적으로 밀어치는 성향을 지는 풀히터(Pull hitter)가 있습니다. 스프레이 히터를 상대하는 경우, 야수진들은 수비 포지션을 극단적으로 취할 이유가 없습니다. 하지만 극단적으로 당겨치거나 당겨치는 타자를 상대로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극단적으로 한 방향으로 타구를 만들어내는 타자들은 심하면 전체 타구의 60% 이상을 한 방향으로 보냅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타자의 별명이 '유격수 땅볼 머신', '2루수 땅볼 머신', 혹은 '2땅의 정령' 등등의 별명을 지닌 선수들은 보면 극단적으로 한 방향으로 타구를 만들어내는 타자들일 경우들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좌타자의 경우, 극단적으로 2루수 땅볼을 많이 만들어내게 됩니다.

 

이를 이용하여 현대 야구는 이처럼 극단적인 타구 방향을 만들어내는 타자들을 상대로 특이한 전략을 취하게 됩니다. 바로 수비 시프트죠. 정상적인 경우라면 1루수와 3루수는 각 베이스 근처에, 2루수는 1루와 2루 사이 공간, 유격수는 2루와 3루 사이 공간에 위치하게 됩니다. 하지만 타자가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성향의 타자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좌타자의 경우 3루 방향으로 타구가 가는 경우는 상당히 드뭅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타구가 가지 않는 방향에 3루수를 배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볼 수도 있겠죠. 그렇기 때문에 감독과 코치는 3루수를 더 많은 타구가 가는 방향에 배치하는 겁니다. 한 마디로, 3루수를 1루와 2루 사이에 배치하여 타자가 더 많은 타구를 보내는 공간에 야수를 배치하는 것이죠. 또는 2루수를 거의 우익수 앞에 배치시켜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느린 타자를 잡기 위한 시프트인 '2익수'라 불리는 수비 시프트도 존재합니다.

 

수비팀의 입장에서는 수비수들을 더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고, 팬 입장에서는 더 다양하고 신기한 장면을 볼 수 있었기 때문에 야구를 보는 또 하나의 묘미가 될 수 있습니다. 가끔은 내야수가 5명이 되기도 하고, 외야수가 4명이 되기도 하면서요. 하지만 이 또한 야구의 흥미를 떨어트리는 요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위해 야수를 옮기는 행위는 경기 시간을 지연시키기도 하고, 특정 성향을 지닌 타자들에게는 자신들의 퍼포먼스를 오롯이 보여주기에는 너무 가혹한 환경이기도 합니다. 이런 부분들을 감안하여 2024년 부터는 수비 시프트에 대한 제한이 생겼습니다.

 

첫번째는, 2루 베이스를 기준으로 양 쪽에 2명의 내야수가 배치되어야 한다는 점. 그리고 두번째는, 내야수의 포지션은 내야의 흙을 벗어나면 안된다는 점 입니다. 이 규정에 대한 골자는 다음과 같습니다.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를 제한한다는 것. 그리고 이런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의 대상이 되는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좌타자들에게 숨통이 트인다는 점 입니다. 

 

그렇다면 궁금점이 있습니다. 왜 극단적인 당겨치기를 하는 우타자는 이런 수비 시프트 제한으로부터 자유로울까요? 그 이이유는 1루수와 3루수의 차이에 있습니다. 3루수는 대부분의 경우 자리를 비워도 큰 상관이 없습니다. 하지만 1루수는 포지션을 2루수 넘어 유격수 자리에 함께하게 된다면 땅볼을 쳐서 잡더라도 그 공을 송구해서 받을을 수 있는 포지션의 선수가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경우 2루수가 좀 더 유격수 쪽으로 붙을 수는 있지만, 당겨치는 좌타자처럼 1루와 2루 사이에 많으면 3명의 선수가 존재하는 끔찍한 경우보다는 훨씬 낫게 됩니다.

 

수비 시프트 제한의 수혜자는?

 

그렇다면, 이 수비 시프트 제한으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타자들은 누가 있을까요?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좌타자들을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대표적으로 두산의 김재환, LG의 김현수, SSG의 한유섬과 추신수, 키움으로 이적한 최주환, 삼성의 오재일이 대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타자들의 공통점이라면 리그를 대표하는 좌타자이자, 극단적인 당겨치를 통해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홈런 또는 중장거리 타자라는 점 입니다. 이 선수들 모두 2018년에 전성기를 구가했던 선수들이었죠. 공인구 반발력의 영향도 있었지만 2018년 이후 리그에서 세이버메트릭스가 현장에 더 많이 도입되기 시작했으며, 선수와 코치들도 수비 시프트에 대한 이해와 적응이 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경우 2018년을 기점으로 성적의 하락을 겪었으며, 비교적 최근인 작년까지도 그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선수들이 대부분입니다. 

 

수비 시프트 제한은 이 타자들에게 억제기이자, 족쇄를 풀어주는 계기가 되는 것입니다. 극단적인 당겨치를 통해 안타를 생산하지 못하는 타자들에게는 세가지 선택지가 생기게 됩니다.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어 수비 시프트를 뚫어버리거나, 수비 시프트가 걸리지 않는 방향으로 타구를 만들어내거나, 아니면 시프트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외야 펜스를 넘기거나 입니다. 사실 타구의 방향은 타자 고유의 성향으로 쉽게 그 성질을 변회시키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타자들이 고유하게 타격하는 타이밍에 의해 타구의 방향이 결정되기 때문이죠. 홈런을 치는 것 또한 최고의 해결책이지만, 이는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결국에는 더 강한 타구를 만들어내는 수 밖에 없는데, 이는 한계가 있고, 잘 맞은 타구들이 계속해서 수비 시프트에 걸리게 되면 타자도 사람이기에 깊은 슬럼프에 빠지게 되는 원인 중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타자들에게 다시 한 번 기회가 될 수 있는 수비 시프트 제한, 올 시즌에 앞서 말한 타자들이 성적이 어떻게 달라질지 지켜보는 것도 또 하나의 즐거움이 될 수 있습니다.